[한반도 브리핑] 러시아 몽니에 무력화된 대북제재…물건너간 북일대화<br />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·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'한반도 브리핑'입니다.<br /><br />국제, 외교·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총선 유세 현장이 뜨겁습니다.<br /><br />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현장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,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.<br /><br />유엔 안보리 산하,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활동이, 종료됩니다.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면서, 국제 비확산 체제가, 흔들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북한과 일본이, 20년 만에 첫 정상회담,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. 하지만, 납치 문제에 대한 간극을, 좁히지 못했습니다.<br /><br />미국과 일본이 내달 정상회담에서, 동맹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전망입니다. 한반도뿐 아니라, 대만 해협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다는, 명분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생긴 지 15년 만에 사라지게 됐는데요.<br /><br />이 문제부터 살펴볼까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최근 몇 년간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큰 변곡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.<br /><br />먼저,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핵 대화의 판이 바뀌었습니다.<br /><br />2022년 2월,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북 제재 이행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요.<br /><br />그래도 러시아와 중국이 대놓고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어기지는 못하고, 나름 은밀하게 북한과 거래를 했는데요.<br /><br />이번에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제제위원회 전문가 패널 임무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서, 제재를 이행할 의지가 없다는 걸 공개 선언, 공식화한 거로 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, 건설적인 역할을 한다던 중국은 기권으로 묵인한 셈이고요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이 전문가 패널이 구체적으로 그간 어떤 역할을 해온 거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2006년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하고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북제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.<br /><br />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3년 뒤에 2차 핵실험을 하자,<br /><br />제재위원회 산하에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서 적극적인 대북제재 이행 점검에 나선 건데요. 별똥부대 같은겁니다.<br /><br />주로 외교관 출신 전문가들이 제재 위반 사례를 조사하고, 보고서도 일 년에 두 번씩 냈습니다.<br /><br />올해 3월에 나온 보고서가 마지막이 되겠죠. 총 600쪽이 넘는 분량으로 대북 제재 위반과 의심 사례를 심층적으로 정리해서, 기록으로 남겨서, 주의를 환기하고, 경각심도 제고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.<br /><br />예를 들어, 김정은이 타는 벤츠가 어떤 경로로 북한으로 들어갔는지, 여동생 김여정이 900만 원짜리 디올 백을 어떻게 구했는지,<br /><br />제조사 측에 공식적으로 문의해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게 했거든요.<br /><br />이렇게 보면 될 거 같습니다.<br /><br />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있는데요. 역할이 나뉘어 있습니다.<br /><br />금융위는 행정, 정책을 담당하고, 금감원이 자산시장 불법행위를 실제 조사하고 단속하는데요.<br /><br />금감원처럼 전문가 패널이 손발 역할을 하는 겁니다. 이게 폐지되는 셈입니다. 4월 30 일부로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는 건데요.<br /><br />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뭔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일단 국익을 내세웠고요.<br /><br />또한, 대북 제재는 북한의 목을 조르는 낡은 방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면서, 완화 또는 폐지를 주장해왔습니다.<br /><br />중국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고요.<br /><br />형님 격인 미국이 좀 북한에 좀 양보해라 뭐 이런 식입니다.<br /><br />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 중인 우리나라는 CCTV 감시망을 없애는 격이라면서 반발했습니다.<br /><br />차례로 들어보시죠.<br /><br /> "미국 주도의 서방 세계 연합이 북한에 가혹한 일방적 제재, 공격적인 선전전 등 전례 없는 정책으로 북한의 목을 조이고 있습니다."<br /><br /> "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 하 대북제재 체제의 수호자를 해체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. 불법 행위 적발을 위한 CCTV를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."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이번 사태가 불러올 영향이 우려스러운 데요.<br /><br />향후 전망도 좀 해주실까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그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동의해 어렵게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가 공식적으로 무력화되는 수순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제제위원회는 유지돼지만, 손발이 잘려 나간 거니까요.<br /><br />북한이 거리낌없이 불법 무기 수출을 확대하면서,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달성을 위해 질주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된 셈입니다.<br /><br />대북제재가 채찍으로서 처벌이라는 측면도 있지만,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게 하는 유인책, 당근이 되거든요.<br /><br />현재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13개가 있는데, 그중 몇 개라도 풀어보겠다고, 2019년에 김정은이 기차를 60시간 넘게 타고 하노이까지 가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거고요.<br /><br />이젠 제제가 그때처럼 아프진 않을 겁니다. 사실상 솜방망이가 됐으니. 북러 관계의 성격 변화도 눈에 띄는데요.<br /><br />1990년대까지만 해도, 냉전 시대죠, 군사 원조와 경제 지원을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.<br /><br />소련이 무너지고,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균형 외교를 추진하면서, 동맹에서 벗어나 경제협력 파트너십 정도를 유지했는데요.<br /><br />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중러 대 한미일 대립 구도가 명확해지면서,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. 외교. 경제. 문화까지 전방위 밀착. 밀월, 연대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그런가 하면, 이번 주에 북한과 일본이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놓고 떠보기식 러브콜을 주고받았는데, 결국 잘 안된 거 같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화요일이죠.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, 일본과 더 이상 접촉이나 협상은 없다고 선언했습니다.<br /><br />일본이 역사를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용기가 없다고 비난했습니다. 역시 걸림돌은 일본인 납치 문제인데요.<br /><br />어제는 최선희 외무상도 성명에서 기시다 총리의 납치 문제 집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습니다.<br /><br />지난해부터 서로 정상회담 ...